진익철 서초구청장 후보
자리에 앉자마자 불편한 질문부터 했다. 당인으로서 당 차원의 결정에 따라야 하는 의무도 있지 않은가, 지금이야 이래도 결국 중간에 그냥 주저앉아버리는 거 아니냐. 그랬더니 다리를 들어올려 바짓가랑이를 척척 걷는다. 두툼한 걸 손바닥으로 툭툭 친다. 발목에 찬 모래주머니다. “저 이거 차고 지난 4년간 지역에 봉사한다는 심정으로 모든 현장을 샅샅이 찾아다녔습니다. 최고는 아니었을지 몰라도 최선을 다했다는 자부심만은 분명합니다. 그 자부심에 대해 평가받을 기회를 달라는 겁니다.”
무소속 출마를 강행하면서까지 이루고 싶은 꿈은 무엇일까. 진 후보는 ‘녹색문화자족도시’를 내세웠다. “삼성 연구개발(R&D)센터를 우면동에 유치했습니다. 국립중앙의료원도 가지고 왔습니다. 모든 게 다음 세대의 먹거리들입니다. 앞으로 관련 업체와 인력들이 따라 들어오고 사람과 돈이 돌게 될 겁니다. 이게 바로 자족입니다.” 녹색과 문화도 있다. “우면산은 1200억원을 들여 복원과 예방 작업을 완벽히 해뒀습니다. 연결된 예술의전당을 한류특구 지역으로 만들어볼 생각입니다.”
이 작업을 마무리짓기엔 지난 4년이 짧았다며 쓴웃음을 지었다. “솔직히 전들 무소속 출마가 속 편하겠습니까. 그러나 이건 저 혼자만의 결심이 아닙니다. 한 번 더 뛰어 달라는 구민들 요청이 참 많았습니다. 어쩌면 구민들 입장에선 그런 요구가 묵살된 것일 수도 있습니다. 인생 마지막 봉사입니다. 기회를 주십시오.” 주변에서 말린 이들도 있단다. 개의친 않는다. “꼭 살아 돌아올 테니 문이나 활짝 열어두라 말해뒀습니다. 자신 있어요.”
조태성 기자 cho1904@seoul.co.kr
2014-05-30 27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