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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북 발전 핫이슈

“윤진식 후보나 이시종 후보나 똑같은 충주 출신에 똑같은 청주고등학교이고 비슷비슷하지 않나요. 당만 다른 당으로 갈라져서 그렇지.”

지난 26일 충청북도 충주에 있는 무학시장에서 20년 넘게 부침개 장사를 했다는 함영애(59·여)씨는 “사람들이 누굴 찍어야 할지 우왕좌왕하고 있다”고 말했다. 함씨는 “이 후보는 충주 시장도 하고 충주를 위해 애를 많이 썼다”면서 “그런데 박근혜 대통령이 지금 어려운 상황이니깐 대통령을 생각하면 윤 후보를 뽑아야 할 것 같기도 하다”면서 부동층의 표심을 대변했다.


새누리당 윤진식(오른쪽) 충북지사 후보가 지난 24일 충북 보은군 보은읍 삼거리에서 만난 한 유권자와 다정하게 포즈를 취하고 있다.
윤진식 후보 캠프 제공




27일 새정치민주연합 이시종(오른쪽) 충북지사 후보가 5일장이 열리고 있는 충북 음성을 찾아 한 유권자와 악수를 나누고 있다.
이시종 후보 캠프 제공

새누리당 윤 후보와 새정치민주연합 이 후보의 고향인 충주에서 만난 많은 시민들은 아직 두 후보 사이에서 갈등하고 있는 모습이 역력했다.

무학시장 부근에 걸려 있는 현수막도 이 후보는 ‘충주의 아들’이라는 점을 부각시켰고, 윤 후보는 ‘충주 발전 확실하게’를 내세웠다. 두 후보가 고향만 같을 뿐만 아니라 청주고 동창에다 재경부 장관·산자부 장관(윤진식), 총리실 행정심의관·내무부 지방자치기획단장(이시종) 등 똑같이 관료의 길을 걸어온 점도 시민들의 선택을 어렵게 만드는 듯했다.

충주에서 태어나 택시기사를 하고 있는 60대 이우찬씨는 “다른 곳은 편이 갈려도 같은 고향 사람이니까 우리는 누구 편이라고 할 수가 없다”면서 애정을 드러냈다.

●“둘 다 고향 사람인데…” 부동층 갈팡질팡

지난 26~27일 충북 청주·청원권과 충주 일대를 돌아보니 시민들은 여전히 두 후보에 대해 신중한 모습을 보이면서도 조금씩 마음의 결정을 해 가고 있었다.

충주 무학시장에서 채소가게를 운영하는 60대 이모씨는 “이 후보는 사실 충주시장에서 국회의원까지 시키고 충주가 ‘범새끼’로 키워 준 것 아니냐”면서 “그런데 충주에서 특별나게 무엇을 한 것은 없는 것 같다”면서 서운한 마음을 드러냈다.

충주 토박이로 40년 동안 공설시장에서 작업복 장사를 하고 있는 정해관(63)씨는 “이번에는 도지사 안 해본 사람이 해봐야 하지 않겠냐”면서 “한 사람만 매번 똑같이 하면 안 된다”고 윤 후보에 지지 의사를 밝혔다.

반면 충주 시내에서 핸드백 전문점을 운영하는 40대 후반의 여성 이모씨는 “세월호 참사를 보면서 정부에 대한 심판이 이뤄져야겠다는 생각을 했다”면서 “지난번에는 투표를 하지 않았는데 이번에는 꼭 투표를 할 생각”이라면서 이 후보 손을 들어 줬다. 휴대전화 대리점에서 아르바이트를 하는 이성원(28)씨도 “대학생 때부터 이 후보를 지지해 왔다”면서 “이 후보가 충주시장부터 도지사까지 오래 해왔으니 다른 후보보다 나을 것”이라고 말했다.

충주를 벗어나 충북 전체 인구의 절반을 차지하고 있는 청주를 들어서니 확연히 선거 분위기가 감돌았다. 청주시와 청원군의 통합으로 인구 84만명의 대도시로 거듭나면서 청주 표심이 이번 충북지사 선거의 판세를 좌우할 것이라는 관측이 많다. 이 때문에 선거 현수막도 충주에 비해 눈에 많이 띄었고 선거 운동원들도 거리 곳곳에서 조용하지만 밝은 모습으로 지지를 호소하고 있었다. 후보자들의 현수막도 충주에 비해 공격적이었다. 청주 최대 시장인 육거리시장 앞에는 ‘발암폭탄 키워 놓고 안전·행복 웬말이냐’(윤진식), ‘안전충북 행복도민’(이시종)이라고 써붙인 현수막이 위아래로 나란히 붙어 있어 대조적인 모습을 보였다.

시민들의 의사 표현도 한층 적극적이었다. 이 후보 지지층은 ‘기초·광역단체장, 국회의원, 도지사까지 두루 거친 후보’라는 점을 장점으로 꼽았고, 도지사 연임에 대한 안정성 등을 기대했다.

청주에서 30년째 택시기사를 한 박진우(59)씨는 “이 후보가 어쨌든 청주시와 청원군의 통합을 이뤄낸 것 아니냐”면서 “공약의 100%는 아니더라도 80%는 지켰다고 본다. 인수인계하느라고 시간을 허비할 필요가 없다”고 말했다. 청주 상당구 중앙공원에서 만난 청주 토박이인 60세 남성 김모씨는 “아무래도 구관이 명관”이라면서 “이 후보가 그래도 서민들을 위해 잘해 줬다고 본다”고 말했다.

윤 후보 지지층은 ‘힘 있는 집권 여당 후보’라는 점을 들며 충북 발전에 대한 기대감을 보였다. 청주 흥덕구 봉명동에서 7년째 거주하고 있는 김지철(70)씨는 “윤 후보가 경제통으로 알려져 있지 않냐”면서 “윤 후보가 돼야 충북이 살아날 수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육거리 시장에서 2대째 건강식품 가게를 운영해 온 56세 남성 오모씨는 “후보들이 경제 공약이라고 내놔 봤자 어차피 다 똑같고 그게 그거다”라면서도 “충북이 발전하려면 그래도 집권당 후보가 되는 게 낫지 않겠나. 이번에는 새누리당 후보가 돼서 충청도가 ‘멍청도’ 소리를 안 들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충북 인구의 절반 ‘청주 표심’이 판세 방향타

충북은 보수성향이 강한 지역으로 꼽히면서도 지금까지 치러진 다섯 번의 지방선거에서 야당이 모두 충북지사를 거머쥐기도 했지만 막판까지 늘 표심이 드러나지 않는 곳으로 꼽힌다. 민주자유당 김영삼 대통령 재임 시절에는 자민련 주병덕 후보가 당선됐고, 새정치국민회의 김대중(DJ) 대통령 취임 직후 실시된 제2회 지방선거에서는 자민련 이원종 후보, DJ 재임 말기 때인 제3회 선거 때도 이 후보가 재선에 성공했다. 열린우리당 노무현 대통령 재임 중간에 실시된 제4회 선거에서는 한나라당 정우택 후보가 당선됐고, 한나라당 이명박 정부 때의 제5회 선거에서는 민주당(현 새정치민주연합) 이시종 후보가 승리했다. ‘캐스팅보트’ 역할을 하는 곳으로 일컬어지기도 한다.

선거 분위기 속에서도 도시 곳곳에는 여전히 세월호 참사의 흔적이 드리워 있었다. 충북 청주시 상당구에 있는 3·1공원 앞에는 세월호 참사 희생자를 애도하는 노란 리본이 물결을 이루듯 걸려 있었다.

정치권에 대한 시민들의 불신도 여전했다. 청주에서 젊은이들의 거리로 알려진 성안길에서 만난 대학생 박지수(22·여)씨는 “주변에서 선거 이야기를 전혀 하지 않는다. 언급조차 없는 것은 별로 관심이 없는 것 아니냐”고 말했다.

청주에서 25년째 거주하고 있는 김상훈(29)씨도 “별로 투표하고 싶은 생각이 없다”면서 “후보들이 선거 때만 되면 공약을 많이 내세우는데 그게 정말 이뤄지는지 의심스럽다”고 회의적인 반응을 보였다.

육거리시장에서 한복집을 운영하는 40대 여성은 “국민들은 똑똑한데 정치인들은 왜 매일 자기네들끼리 싸우는지 모르겠다”면서 “윤 후보도, 이 후보도 둘 다 꼴 보기 싫다”고 비판했다.

청주 중앙공원에서 만난 엄철종(84)씨는 “세월호 때문에 아이들이 불쌍해서 눈물만 난다”면서 “유병언 회장 잡는다고 난린데 잡아 봤자 뭐하나. 아예 국회의원 3분의1을 없애 버리든가 해야지”라면서 격한 반응을 보였다.

이번 지방선거에서 ‘세월호 심판론이 이뤄져야 한다’는 의견과 ‘세월호 참사 때문에 어려워진 대통령을 도와야 한다’는 주장이 엇갈리기도 했다.

청주에서 태어나고 자란 대학교 4학년 유다영(23)씨는 “세월호 참사 때문에 분위기가 안 좋은데 투표를 안 하면 정치인들이 더 자기네 마음대로 정치를 할 것 같다”면서 “이번에 투표를 하겠다는 생각을 가진 젊은 사람들도 꽤 있다”고 말했다.

청주에서 10년째 거주하고 있는 오모(31)씨는 “정권 심판이고 나발이고 여야가 다 똑같은데 누가 누구를 심판하냐”면서도 “1번은 안 찍을 것 같다. 그렇다고 2번이 좋아서 찍는 것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청주 흥덕구 수곡동에서 2년째 거주 중인 정교철(57)씨는 “새정치연합이 자꾸 세월호 참사 가지고 정부를 비판하면서 늘어지니까 보기 싫다”면서 “정부나 새누리당 책임이라기보다는 결국 여야 할 것 없이 공동 책임 아니냐”고 지적했다.

충주·청주 송수연 기자 songsy@seoul.co.kr
2014-05-28 5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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