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강구도 재편 광주시장 선거 앞둔 지역 민심”새정치민주연합 전략공천 실망”…”미워도 다시 한번” 호각세”당적 달라도 그 사람이 그 사람”…정책 선거 기회
6·4 지방선거를 8일 앞둔 27일 광주의 민심은 예측을 허용하지 않는 초박빙 판세에 차츰 긴장감이 고조되고 있다.
그동안 결과가 뻔해 싱겁기만 했던 광주시장 선거는 새정치민주연합의 전략공천에 대한 반발로 ‘(옛)민주당 공천은 곧 당선’이라는 등식을 더는 쉽사리 허용하지 않을 형국이다.
새정치민주연합 윤장현 후보와 무소속 강운태·이용섭 후보의 삼자대결이 강·이 후보간 단일화에 ‘윤(尹)과 강(姜)’의 양강구도로 압축된 가운데 시민들은 ‘박빙 대결’, ‘격전’ 등 생소한 풍경으로 펼쳐진 판세에 관심을 기울이고 있다.
시민들은 결과 예측은커녕 스스로도 표심을 아직 굳히지 못한 경우가 많아 이번 선거는 역대 가장 흥미있는 광주시장 선거 중 하나가 될 것으로 보인다.
지난 26일 단일화를 ‘매끄럽게’ 성사시킨 강 후보 측은 일단 좋은 흐름을 타고 있다.
그동안 아낌없는 지지를 보내온 새정치민주연합의 ‘일방통행’식 공천에 대한 실망감을 호재로 활용하고 단일화 상대방인 이 후보 측 지지층을 온전히 흡수하는 등 강 후보에게 과제를 제시한 시민도 있었다.
택시기사 김지웅(52)씨는 “광주시장 후보를 내면서 시민의 뜻을 제대로 묻지도 않는 것을 보고 광주시민은 묻지도, 따지지도 않고 ‘2번’을 찍어줄 것이라는 새정치민주연합의 오만을 읽을 수 있었다”며 “남은 선거기간 누가 진정한 새정치를 하고, 지역을 위해 봉사할 수 있는지 냉정하게 평가하겠다”고 다짐했다.
시민 조웅천(71)씨는 “목욕탕에서 자주 만나는 동네 지인들끼리도 강 후보 지지와 이 후보 지지자로 갈렸었는데 어제 두 후보가 단일화 후 포옹하는 모습이 좋게 보였다”며 “목욕탕 단골들도 이제 등돌리고 목욕하지 않아도 될 것 같다”고 강 시장에게 낙관적인 전망을 내놓았다.
그러나 전략공천도, 단일화도 서로의 목적을 달성하려는 정치행위일 뿐 본질적인 차이를 느끼기 어렵다는 여론도 있었다.
주부 이수연(34·여)씨는 “시민 합의없는 전략공천으로 후보가 된 인물이 최선이 아니라고 해서 기득권 다툼에서 탈락해 당을 떠난 인물이 최선이 되는 것은 아니다”며 “선거 때마다 등장하는 후보 단일화는 전략적인 선택일 뿐 전혀 새로워 보이지 않는다”고 말했다.
’미워도 다시 한 번’. 전략공천 파동으로 파괴력은 약해졌지만 윤 후보의 뒤에 버티고 있는 당과 안철수 공동대표에 시선을 두는 유권자도 여전하다.
시민운동 경험 등 윤 후보의 상대적 참신함에도 시민들은 높은 점수를 주고 있다.
회사원 김성율(52)씨는 “2017년 대선까지 바라보고 투표할 것”이라며 “미우나 고우나 여당으로부터 야당이 정권을 가져왔으면 하는 바람이고 아직 그 선두주자로 안 대표만한 인물은 없는 것 같다”고 평가했다.
대학생 김소은(22·여)씨는 “전략공천에 대한 비난이 크지만 전신인 민주당을 포함해 새정치민주연합이 최근 몇년간 시민을 실망시킨 것이 비단 이번뿐이냐”며 “현재 당적만 다를 뿐 근본은 같은 것같아 그나마 참신한 인물에 눈길이 간다”고 밝혔다.
야당 프리미엄이 약해지면서 이번 선거는 어느 때보다 당이 아닌 정책 중심의 선택을 하는 유권자가 많을 것이라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생애 첫 투표를 앞둔 대학생 최승범(19)씨는 “뉴스에서 자주 나오는 윤장현·강운태 두 후보가 상대적으로 친숙하기는 하지만 이들의 지향까지는 아직 파악하지 못했다”며 “제3의 후보들까지 포함해 공약을 면밀히 살펴보고 가장 기대할 만한 인물에게 한 표를 던질 것”이라고 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