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정 비판부터 대안까지… 정책, 느낌 아니까
퇴직 예정이던 2010년 6월, 구의원으로 선출됐다. 서울시, 송파구 간부를 거쳐 정년을 앞두고 사표를 낸 뒤 구의원으로 출마해 당선된 것. 수십년 들여다봤던 서류나 문서, 그만 보고 싶지 않았을까. “그런 생각도 있었지만, 공무원으로서의 한계를 벗어나 구의원이니까 더 넓은 시각을 가지고 접근할 수 있을 것이라고 봤어요.”
24일 집무실에서 만난 권오철 서울 송파구의회 행정보건위원장은 그래서 의원활동이 더 정력적이었다. 관심 있던 부분, 아쉬웠던 부분을 자세히 들여다볼 기회였다. “구정 실무 바탕 위에 전체적인 상황을 다 들여다보고 비판할 부분을 짚어내는 것뿐 아니라 대안 제시까지, 종합적으로 일을 추진할 수 있으니 더 만족스럽다”고 했다. 그 덕분인지 구정 질의, 조례 제정 등 객관적인 의정활동 수치를 뽑은 결과 아주 활발하고 우수한 활동을 벌였다는 평가를 받기도 했다.
이런 소신은 오래됐다. 1980년대 말 일선 동사무소에서 근무할 적엔 쓰레기 문제를 고민하다 주민 상대 설문조사를 통해 처리법을 고안하기도 했다. 2001년 마천2동장 시절엔 지역 저소득층 아이들의 탈선방지책을 고민하다 학원 수강을 추진해준 적도 있다. 저소득층 아이들이 갈 곳이 없어 헤매다 불량한 아이들과 어울리는 것을 막기 위한 조치였다. 이 역시 주민들에게 필요한 것을 직접 물어서 정한 해결책이다. 반응은 뜨겁고 좋았다. 요즘 한창 뜬다는 ‘맞춤형 복지’의 원조 격이다.
그가 ‘예산집행 실명제 조례’ ‘보행권 확보와 보행환경 개선을 위한 조례’ 등 생활과 밀접한 조례 못지않게 주민들의 직접 참여를 돕는 ‘주민참여 기본조례’ ‘에너지 조례’ 등을 발의·제정한 것도 이 때문이다. “현장에서 주민들 욕구를 확인해 적당한 서비스가 제공될 수 있도록 도와주는 것, 그게 지방자치의 본령입니다. 구의원을 하는 마지막 날까지 그 본령에만 충실하겠습니다.”
조태성 기자 cho1904@seoul.co.kr